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 ⊙ 짧은 생각들

사실 제목을 '무얼 해야 할 지 모를 때'라고 붙이고 싶었지만, 그렇게 쓴다면 RSS를 통해서 이 문제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몰려들 것이기 때문에, 제목을 온건하게 붙였다.

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.
누군가는 '판단 유보'라는 용어를 썼다고 하던데 - 내게 정보가 부족하고, 그것만 가지고는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. (이런 식으로 어물쩡 인용하는 건 정말 싫은데. '판단 유보'라는 용어를 구글링해서 그 '누구'를 찾아내고 싶기도 하지만...)

하지만 시간은 흐르고, 판단 유보를 할 수 없는 상황들이 너무나 많다.

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자리. 내 액션이 의미를 가지는 자리.
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겠지만, 나는 끊임없이 행위하고, 그것은 어떤 결과를 창출해낸다.
그것은 내가 의도한 것이었을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을 수도 있다.
심지어 내 가치관과 신념에 반대되는 것일 수도 있다.
하지만 그것은 내 선택이었고, 역사적인 현장 속에서 나는 그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.

판단 유보 자체도 선택이고 그것도 어떤 결과를 불러온다. 때문에 판단 유보는 사실상 판단 유보가 아니다. 역사성을 띠지 않는 추상적, 형이상학적 공간에서는 그 자체의 의미가 효력을 발휘할지 모르겠지만, 적어도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현재적 역사의 현장에서는 선택으로서 의미를 가진다.


때문에 나는 선택을 강요받는다.
그것은 내가 존재하는 한 계속되는 것이다.

하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.
하지만 또한 나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해나가고 있다.




메모장

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
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에 의하여 이용허락되었습니다.